"모든 것의 가장자리에서", 파커 J 파머 지음/김찬호 정하린 역
이제 하늘은 높고, 청명하고 시원한 가을 날씨네요!! 상쾌합니다!
작가인 파커 J 파머가 살아오며 겪었던 시행착오와 방황 그리고 많은 좌절에 바탕을 둔 책으로, 나이 들어가는 것을 차분하게 성찰하면서, 거기서 펼쳐지는 마음의 풍경을 다각도로 조망하고 있는, “모든 것의 가장자리에서”를 소개하고자 한다.
가장자리는 중심에서 밀려난 소외지대로 생각될 수 있지만, 그 끝자락에 서면 더 큰 세계로 확장될 수도 있다고 여긴다. 공감 가는 말이다. 그 속에 묵직한 주제로 언급되는 ‘영성’은 환상을 뚫고 삶과 사물의 본질을 포착하는 직관이다. 더불어 영혼을 개인적인 평안이나 초월적인 거룩함에 얽매이지 않으려 하는 것을 느낄 수 있다.
개인적인 에피소드와 본인 자작시, 그리고 본인과 친분을 나누며 영향을 주었던 인물에 대한 안내로 시작하며, 독자가 같이 그 공간에 초대받은 느낌을 주어, 책을 읽는 동안 친밀감을 가지고 따뜻한 마음을 느낄 수 있다.
1장. 가장자리의 시선:여기서 내가 볼 수 있는 것,
‘나이 듦에 관한 일곱가지 프리즘’에서 대부분의 노인들은 대부분이 오랫동안 수집한 물건들, 한때는 유용했으나 이제는 걸림돌이 되는 것들을 처분하는데 애를 먹는다고 느낀다. 그러나 저자가 버리고 싶은 것은, 한 때는 확신을 주었지만 이제는 도움이 되지 않는 오랜 확신 같은, 심리적 고물이다.
그 이유는 거기에는 붙잡고 싶은 욕망이 있기 때문이다. 그 욕망은 결핍과 공포감에서 온다. 반면 자신을 내어주고 싶은 욕망은 풍요로움과 너그러움에서 온다. 바로 그것을 향해 작가는 시들어가고 싶다고 표현한다.
그러면서 작가는 죽음으로부터 무엇을 배울 것인지에 대해 막연한 두려움을 가질 필요는 없다고 다짐한다. 그러면서 위로가 필요할 때, 해야 할 일로 숲속 걷기, 산속 하이킹 떠나기, 대양을 따라 거닐기, 사막 트래킹 등을 언급하며, 그런 행동 속에서 형언할 수 없는 아름다움을 많이 느꼈으며 이것은 놀라운 은총이었다고 표현한다.
4장 일과 소명: 삶에 대해 쓴다는 것
작가는 어떻게 '우리 삶을 쓰는가‘는 중요하고, 죽음을 향해 한 걸음씩 나아가면서, 우리가 놓은 삶을 편집하는 역량 또한 더욱 중요하다고 느낀다. 작가의 삶은 교사이며 학습자로서의 소명을 느끼고 살고 있다. 나 또한 작가와 같이, 교사이며 학습자로서 소명을 느끼고 살고 싶다.
‘어쩌다 저자’에서 작가의 삶은 "아류적 조언"(내 삶을 들려주고, 질문자가 그 안에서 필요한 것을 추려갈 수 있도록 하는 것)을 선호한다. 나 또한 이 방식이 좋다고 느껴진다. 소위 꼰대의 느낌을 주지 않아 특히 젊은 사람들과 소통하려면 이 방식을 써야 한다.
작가가 고려하는, 책을 쓸 때 고려해야 할 세 가지라고 한다.
1. 목표가 집필인지 출간인가?
2. 터무니없는 운을 좇는 것! 그리고 작가로 시작할 때 당신의 글을 아낌없이 나눠주라!
3. 스스로 혼란에 빠지도록 스스로를 허락하라.
아는 것 보다는 당신의 호기심을 자극하고 이해할 수 없기 때문에 더더욱 알고 싶은 것에 대해 쓰라고 제안한다!
1. 결과보다는 과정에 마음을 쓰라.
2. 시작과 동시에, 터무니 없는 운의 기회를 극대화하기 위해 글을 공유하라.
3. 기꺼이 깊이 뛰어들어 오랫동안 허둥대라!
생각해보면, 위 제안은 집필뿐만 아니라 다른 많은 일에도 적용될 수 있는 충고라 느껴진다.
‘타고난 곤혹스러움’에서 신앙과 글쓰기의 유사점은 인간적 취약함의 깊은 곳에서 우러나오는 글쓰기는 자기 치료일 뿐만 아니라 연민의 행위이기도 하다고 느낀다. 공감되는 부분이다.
5장 바깥으로 손 뻗기:세상에 관여하며 살아가기,
‘분노하는 퀘이커 교도가 할 일은 무엇인가?’에서는 정치에 대한 본인의 생각. 분노를 분노로 갚으면 안된다고 느끼며 살아왔다고 한다.
퀘이커 교도에 대해 조사하던 중 함석헌 옹이 퀘이커 교도라는 것을 알고, 앞으로 퀘이커에 대해 좀 더 자세히 알아보기로 했다.
6장 안쪽으로 손 뻗기:당신의 영혼에 관여하며 살아가기.
‘나의 공모를 고백함’에서 작가는 45대 대통령에 대한 분노가 몹시 커 보인다.
그러나 분노를 분노로 대하려 하지 않으려 노력한다. 그것은 분노 자체가 문제가 아니라, 문제는 분노의 낚시 바늘을 무는 것에 대한 경계라 보기 때문이다. 그 분노가 우리의 안녕을 빼앗고 다음번 타격에 대한 끝없는 욕망을 불러일으키는 것에 대해 걱정하는 것이다.
그러면서 작가는 두가지 질문을 던진다.
첫째, "흰것은 정상이다"라는 망상을 지닌 오늘의 나는 어디에 있는가?
둘째, 내적인 삶과 사회적 조건을 변형시킬 힘을 지니고 있다고 말한 전사-성인의 사랑을 감히 실천할 용기가 내게 있는가?
작가는 이처럼 삶 자체가 성찰하기라고 본다.
또, 작가는 행동하는 사람이 되자고 권한다. 백인뿐만이 아닌, 유색인종에게도. 아마도 미국인으로서의 정체성 내지는 자부심이 있기에 나온 표현이 아닌가 생각이 든다. 911 테러에 대해서 '우리 역시 미국인이다'라고' 표현하며 고통을 새로운 삶으로 전환하자고 한다.
대안적 대응을 하자고 한다. 그것은 고통이 발생할 때 우리 마음이 새로운 삶으로 부서져 열리도록 개인적, 집단적으로 마음을 훈련하는 의지에 달려 있다고 하면서 말이다.
7장 가장자리를 넘어: ‘죽으면 어디로 가는가’
매일 죽음을 눈 앞에 두라는 의미는 자기 삶을 외면하는 것이 아니라 그것을 더 깊이 들여다보고, 그럼으로써 지금 여기서 완벽히 존재한다는 뜻이다.
두 번째로,, 영원히 누릴 수도 없는 순수한 선물임을 기억하는 일은 역경의 시기에서조차 삶을 더없이 감사히 여기게 해 준다.. 그것이 내 손안에 있을 때가 바로 선물을 나눌 시간임을 알면, 베풂에 더없이 강한 동기가 부여된다.
‘현실에 치열하게‘에서 작가는 적당히 보통 사람이었으며, 온전해지기를 갈망하는 갈등 투성이의 복잡한 영혼임을 고백한다. 하여 온전함에 이르는 지름길은 없음을 깨닫는다.
현재 모습 전체를 받아들일 수 없다면 자신 안에 있는 창조적 에너지를 가두게 되며, 세상에 깃든 빛과 그림자의 복잡한 혼합물에 창조적으로 관여할 수 없을 것이라 느낀다.
진지하고 정직한 자기 성찰을 통해 연민으로 수용하는 은총을 향해 기꺼이 나아가고자 할 때, 우리에게는 커다란 보상이 주어진다고 본다.
현재 자기 자신을 사랑하는 법을 어떻게 배울 수 있을까??
명상, 일기쓰기, 심리치료 같은 보조물을 신뢰할 수 있으며 그런 모든 행동이 도움이 된다고 본다.
그중 큰 도움을 주는 세 가지로,
첫째, 젋은 세대와 접촉하라. 조언을 하는 것이 아니라, 그들로부터 배우며 에너지를 얻고 그들이 자신의 길을 갈 수 있도록 지원하라.
둘째, 당신이 두려워하는 것을 회피하지 말고, 그것을 향해 움직여라.
셋째,. 온전함은 목적이되, 완전함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그것은 삶의 필수요소로 부서짐의 수용을 의미한다. 옳은 말이다.
‘황무지 순례’에서 캐나다 국경에 접한 4000 제곱킬로미터, 미네소타 북부의 ‘바운더리 워터스’를 오십 대 후반부터 매년 방문했다고 한다. 그 이유로, 그 곳은 고요함뿐만 아니라 참을성 있고 임기응변에 능하며 탄력적으로 스스로를 치유하는 자연의 방식 때문이다.
황무지가 황폐함을 극복 하는 것을 보면서, 고통이 재생의 온상이 될 수 있음을 저자는 깨달았다. 나아가 생사의 위대한 순환에서는 늘 새로운 생명이 최종 발언권을 갖는다는 것을 확신하게 되었다. 맹렬한 허리케인이 덮쳐 넓은 숲이 파괴되어 마음이 아프고 머물 수 있을지도 불확실하고 다음 해에 오고 싶은 마음도 희미해졌지만, 무언가 작가를 붙잡아 계속 그곳을 찾았고, 그러면서 부활의 과정을 목격할 수 있었다. 죽음의 공허가 어떻게 새로운 생명으로 채워지는지를 알게 되었다고 한다.
작가는 본인이 속한 종족 구성원끼리 배타적으로 영위하는 삶은 천국보다는 지옥으로 여겨진다.
그리고 죽을 때 영혼이 육체와 분리되어 유령 같은 생명을 얻는다는 주장은 설득력을 가지지 못한다고 느낀다. 하여, 물질과 영혼이 얽혀 불가분의 관계에 있기에 구분할 필요가 없다고 본다. 작가가 육체가 대지에 의해 새로운 생명으로, 또 연금술적으로 쇠 찌꺼기에서 황금으로 변형될 것으로 본다는 점, 그리하여 영혼에 대한 인식이 별로 없음에 나로서는 아쉬움을 느낀다.
"모든 것의 가장자리에서"를 읽고, 파커의 삶에 대해 많은 이해가 되었고, 나 또한 글쓰기의 생활화를 실천하며, 또래 외에도 젊은 사람들과 잘어울리며 소박하고 또 행복하게 살려 다짐해본다.
*위 그림은 제 신간 에세이 시화집 "나와 당신의 이야기 그리고 그림"에 실린, 화가 Yoon Hee 작품입니다. 감사합니다.